공사대금소송 전에 확인해야 할 세 가지, 기성고보다 중요합니다
안녕하세요, 진앤리 법률사무소 건설부동산팀입니다.
공사를 끝냈는데도 발주처가 "기성률이 그만큼 안 나온다", "하자 보수가 먼저다"라며 잔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면, 이미 소송을 각오하고 계실 겁니다.
문제는 공사대금소송이 단순히 "돈을 받으려는" 소송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계약이 유효했다는 사실, 공사가 약정대로 완료됐거나 최소한 얼마만큼 진행됐는지(기성고)를 숫자로 입증해야 승소 여부와 인용 금액이 갈립니다.
최근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발주처나 원도급사가 하자·기성률을 이유로 지급을 지연시키다가, 정작 판결을 받아도 상대 재산이 남아있지 않아 회수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공사대금소송을 준비할 때 반드시 짚어야 할 실무 포인트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1. 기성고를 숫자로 입증하지 못하면 승소해도 금액이 깎입니다.
민법상 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은 완성된 결과물에 대해서만 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공사가 중간에 중단되거나 발주처가 계약을 해지한 경우에도, 실제 진행된 공정률(기성고)만큼은 대금 청구가 가능합니다. 문제는 "기성고가 몇 %였는지"를 법원이 그대로 믿어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재판부는 통상 감정인을 지정해 기성고 감정을 진행하는데, 이때 공정표·작업일지·자재 발주 내역·현장 사진이 없으면 시공사 측 주장보다 낮은 기성률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큽니다. 발주처가 "하자가 있어 그 부분은 기성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다투는 경우도 많아, 하자 여부와 기성률이 한꺼번에 다뤄지면서 인용 금액이 청구액보다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실무에서 반복됩니다.
2. 지급명령만 믿고 있다가 재산이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지급 금액이 3,000만 원 이하라면 지급명령이나 소액사건심판으로, 그 이상이면 일반 공사대금청구소송으로 절차가 나뉩니다. 지급명령은 법정에 나가지 않고도 집행권원을 받을 수 있어 실무에서 선호되지만,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하면 그 즉시 정식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이 전환 시점이 실무에서 가장 취약한 구간입니다.
지급명령을 신청해두고 안심하고 있는 사이,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자기 명의 부동산이나 예금을 처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승소 판결을 받아도 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판결은 종이 위의 숫자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지급명령 신청과 별도로, 상대방의 재산 상태를 확인해 가압류·가처분을 함께 검토해야 하며, 특히 이의신청 가능성이 있는 상대라면 지급명령 단계에서부터 재산 조사를 병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3. 이 지점에서 회수 여부가 갈린 사건이 있습니다.
"지급명령까지 받았는데 정작 돈을 못 받고 있다"며 찾아온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업체 대표가 있었습니다. 미지급 공사대금은 약 9,500만 원이었고, 발주처는 지급명령에 이의신청을 한 뒤 별다른 대응 없이 시간을 끌고 있었습니다. 상담 과정에서 확인해보니 발주처 명의의 유일한 부동산에 이미 다른 채권자의 가압류가 걸려 있었고, 예금계좌 잔액 조회 결과도 사실상 무재산 상태에 가까웠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발주처 대표가 개인적으로 보유한 다른 법인의 지분과 채권을 함께 조사해, 발주처 법인과 대표 개인 간의 자금 이동 정황을 확보한 뒤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병행 제기했습니다. 그 결과 본안 소송에서 청구액 대부분을 인용받았을 뿐 아니라, 실제 집행 단계에서도 회수에 성공했습니다. 지급명령 이의신청 이후 상대방의 재산 상태를 먼저 확인하지 않았다면, 판결을 받고도 회수하지 못했을 사건입니다.
4. 혼자 유치권만 믿고 있으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공사 목적물을 아직 점유하고 있다면 유치권을 행사해 대금을 받을 때까지 인도를 거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2020년 8월 5일 이후 신축된 부동산에는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시점 이후의 건물은 단순 점유만으로는 유치권이 인정되지 않고, 법원에 유치권을 등기해야 효력이 발생하는 방식으로 요건이 강화됐습니다.
이 요건을 모른 채 "현장을 점거하고 있으니 유치권은 확보됐다"고 판단하고 소송 준비를 미루면, 정작 경매나 소송 단계에서 유치권 자체가 부정되어 담보 없이 일반 채권자로만 남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유치권을 행사 중이라면 등기 여부부터 먼저 확인하고, 등기가 되어 있지 않다면 공사대금소송과 별도로 유치권 확보 절차를 서둘러야 합니다.
5. 공사대금소송이 단순 채권회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실무에서 자주 확인합니다.
기성고 감정, 지급명령 이후 재산조사, 유치권 등기 여부까지 — 어느 한 단계라도 놓치면 승소 판결을 받고도 실제로는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공사가 진행 중인 단계에서부터 공정표와 작업일지, 현장 사진을 꾸준히 남겨두는 것이 나중에 기성고를 다투게 됐을 때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소송을 제기하기 전, 혹은 발주처와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미리 준비해두시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진앤리 법률사무소 건설부동산팀은 공사대금소송, 유치권, 사해행위취소소송 등 건설 관련 분쟁에 대한 다수의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의 초기 단계부터 회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전략을 함께 설계해드리고 있습니다. 공사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거나 소송을 고려하고 계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