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 성립요건과 무죄 판례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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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2, 2026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 성립요건과 무죄 판례 경향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 성립요건과 무죄 판례 경향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적용 사례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주목을 받았지만, 동시에 대법원이 성립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면서 무죄 선고 비율이 상당히 높은 죄명이기도 합니다.

조문과 기본 구조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를 처벌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한 문장 안에 크게 세 가지 쟁점이 숨어 있습니다.

① 일반적 직무권한의 존재

판례는 이 죄가 "공무원에게 직권이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범죄"라고 봅니다. 즉 애초에 그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지 않는 사항이라면, 아무리 부당한 개입을 하더라도 직권남용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 강요죄(폭행·협박 요건 필요) 등 다른 죄명으로만 의율될 수 있을 뿐입니다.

② 직권의 남용

직무권한 자체는 있으나, 그 권한을 부당한 목적이나 방법으로 행사한 경우를 말합니다. 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도2236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부분에 대한 판단기준을 정리하면서, '의무 없는 일'의 범위에 법률상 전혀 의무 없는 경우뿐 아니라 의무의 태양을 변경시키는 경우(납세의무 가중, 이행시기 단축 등)까지 포함시켰습니다.

③ 현실적인 권리행사 방해 결과

직권남용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이 실제로 의무 없는 일을 하거나 권리행사를 현실적으로 방해받았다는 결과까지 요구됩니다. 이 부분이 실무상 무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죄 판례 경향

(1) 결과 미발생형 — 대법원 2006. 2. 9. 선고 2003도4599 판결

정보통신부장관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심사 배점방식을 임의로 변경하도록 지시한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직권남용 행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경쟁업체의 구체적 권리행사가 현실적으로 방해된 결과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수긍했습니다. 남용행위와 현실적 방해결과 사이의 간극이 무죄의 근거가 된 대표적 사례입니다.

(2) 일반적 직무권한 부존재형

자신이 담당하지 않는 사건이나 업무에 개입한 경우, 판례는 애초에 '직권'이 없다는 이유로 직권남용죄의 성립 자체를 부정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폭행·협박이 수반되면 강요죄로 처벌될 여지는 남습니다.

(3) 퇴임 후 공모관계 단절형 — 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9도5186 판결

직권은 재직 중에만 존재하므로, 공무원이 퇴임한 이후의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범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퇴임 전 공모했더라도 퇴임 후까지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마찬가지입니다.

(4) 국정농단 관련 사건군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정농단 관련 직권남용 기소 사건 중 상당수가 무죄로 종결되었는데, 이는 위 ①~③ 요건, 특히 '일반적 직무권한'과 '현실적 방해 결과'를 엄격하게 요구하는 대법원의 해석 태도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됩니다.

실무 시사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요건이 많고 각 요건의 문턱이 높은 편이어서, 변호인 입장에서는 ①직무권한의 범위, ②남용 해당성, ③현실적 결과 발생 여부를 단계별로 나누어 다투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특히 '지시나 개입은 있었으나 상대방이 실제로는 그 지시를 따르지 않았거나, 권리행사에 실질적 지장이 없었던 경우'는 무죄 가능성을 검토해볼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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