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범죄 양벌규정, 대표이사가 면책되는 요건
안녕하세요, 진·리 법률사무소 환경팀입니다.
회사 명의로 운영되는 사업장에서 환경법 위반이 적발되면, 현장에서 직접 행위를 한 담당자만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대표이사까지 함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는 환경범죄단속법, 물환경보전법, 대기환경보전법, 폐기물관리법 등 대부분의 환경 관련 법률에 공통적으로 두고 있는 ‘양벌규정’ 때문입니다. 오늘은 양벌규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대표이사가 형사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요건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환경법상 양벌규정이란 무엇인가요
환경범죄단속법, 물환경보전법, 대기환경보전법, 폐기물관리법 등 대부분의 환경 관련 법률은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것과 별도로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는 취지의 양벌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즉 현장 실무자가 직접 위반행위를 하였더라도, 그 행위가 법인의 업무와 관련되어 있다면 법인이나 개인사업주도 별도의 벌금형 처벌 대상이 됩니다.
법인이 면책되는 요건 – ‘상당한 주의와 감독’
다만 위 조문들은 단서를 두어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양벌규정이 법인의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무조건 처벌하도록 되어 있어, 헌법재판소가 책임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도입된 면책조항입니다.
법인이 이 면책을 인정받으려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관리·감독체계를 실제로 갖추고 운영하였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예컨대 환경관리 매뉴얼, 정기적인 내부 점검, 담당자 교육 등을 실질적으로 운영해왔다는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단순히 규정을 마련해두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면책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대표이사 개인의 형사책임은 별도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양벌규정에 따른 법인의 책임과 대표이사 개인의 형사책임은 별개로 판단된다는 것입니다.
현장 실무자가 대표이사의 지시나 관여 없이 독자적으로 위반행위를 한 경우라면, 대표이사는 위반행위자가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형사책임은 실제 행위를 한 담당자와, 양벌규정에 따른 법인에게만 문제됩니다.
반면 대표이사가 위반행위를 직접 하였거나, 이를 지시·묵인하였거나, 위반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경우에는 대표이사 본인이 위반행위의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배출시설의 설치·운영에 관한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대표이사인 경우, 수사기관은 대표이사의 관여 여부를 특히 면밀하게 살펴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형사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
대표이사가 형사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미리, 그리고 사고 발생 직후에 명확히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현장 업무에 관한 권한과 책임이 실무 담당자에게 위임되어 있고 대표이사가 개별 현장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조직체계와 업무분장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둘째, 위반행위를 사전에 인식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보고체계, 회의록, 이메일 등 객관적 자료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법인 차원에서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관리·감독체계(정기점검, 교육, 내부통제)를 실제로 운영해왔다는 점을 갖추어야 법인의 양벌규정상 책임도 함께 다툴 수 있습니다.
대표이사의 관여 여부, 정황만으로 추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적으로 어려운 지점은, 대표이사가 위반행위를 직접 지시했다는 명시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수사기관이 여러 정황을 근거로 대표이사의 관여나 인식을 추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업장 규모가 작아 대표이사가 현장 운영 전반을 직접 챙기는 구조라면, "대표이사가 몰랐을 리 없다"는 전제에서 수사가 진행되기 쉽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조직도, 업무분장 규정, 실제 보고 라인 등을 통해 대표이사가 해당 현장 업무에 관한 의사결정에서 배제되어 있었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하는 것이 관건이 됩니다. 이 부분은 사고 발생 직후 확보해두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입증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더 불리합니다
양벌규정 사건에서는 수사 초기 단계에 회사와 대표이사의 책임을 분리하여 대응논리를 세우지 못하면, 이후 단계에서는 이미 형성된 수사기관의 판단을 뒤집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특히 대표이사에 대한 조사가 법인에 대한 조사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법인 측 자료를 정리하기 전에 대표이사 개인의 진술이 먼저 이루어지면서 불리한 진술이 고정되어 버리는 사례도 있습니다.
결국 환경법 위반 사건에서 대표이사의 형사책임 여부는 양벌규정에 따른 법인 책임과, 대표이사 개인의 가담 여부라는 두 가지 축을 모두 살펴야하는 문제입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이 두가지를 구분하여 대응논리는 세우지 못하면, 실제로는 관여하지 않은 사안에서도 대표이사가 함께 처벌받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환경법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계시거나, 대표인사의 형사책임 여부가 문제되는 상황이라면 초기 대응 방향이 결과를 좌우할 수 있으니, 환경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감사합니다.